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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원으로 1주일 살기, 정말 가능할까? 도시별 생존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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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살아가는 데 드는 비용’이 점점 무거워졌다.
월세, 식비, 교통비, 통신비까지,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지출만 해도 적지 않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가장 최소한으로 살 수 있는 비용은 얼마일까?”
단순한 상상일 수도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1만 원으로 1주일을 살아보는 생존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직접 실행에 옮기기 전, 지역별 물가와 생활 조건을 조사해보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 가능성을 탐색해봤다.
1. 가정한 생존 규칙 정리
이번 실험은 실제로 몸소 실행해 본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과 현실성을 따져보기 위한 가상의 시나리오로 계획되었다. 다만 단순한 상상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실제 생활에 가깝게 조건을 설정해봤다.
첫 번째로, 숙소는 있는 것으로 가정했다. 고시원, 자취방, 부모님 댁처럼 이미 거주 중인 공간이 있다는 전제 하에 ‘거주비용을 제외한 생활비’만을 1만 원으로 제한했다. 다시 말해, 물리적인 잠자리는 제공되며, 실제 지출이 필요한 식비와 기본 생필품에만 집중하는 구조다.
두 번째, 외부의 도움은 받지 않는다. 친구나 가족의 음식 나눔, 커뮤니티에서 받은 기부 같은 ‘의도치 않은 외부 지원’은 실험의 공정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배제한다. 오직 스스로 정보 조사와 선택을 통해 생존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세 번째로 식사는 하루 최소 두 끼 이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기준을 잡았다. 극단적인 절식이나 하루 한 끼로 버티는 방식은 현실성과 거리가 있고, 실제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겪을 수 있는 환경을 반영하고 싶었다. 기본적인 에너지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조리에 대한 조건도 설정했다. 현실적인 자취 환경을 고려해 조리 기구는 전기포트, 휴대용 가스버너, 프라이팬 정도로 제한했다. 가정용 인덕션이나 오븐, 전자레인지 등이 없는 상황에서도 가능한 식단과 조리 방식 위주로 시뮬레이션을 구성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생존 전략을 구상할 때는 지역별 전통시장, 대형마트, 동네 분식집 등의 가격 정보를 바탕으로 가성비 좋은 식재료와 식사 방법을 조사했다. 각 도시의 물가 수준, 유통 방식, 시장 마감 시간 등을 함께 고려하면서 도시별 생존 가능성을 분석하는 것이 이번 시뮬레이션의 핵심이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실험은 현실적인 가정을 기반으로 하되, 직접 실행에 옮기기 전 어떤 변수와 선택이 필요한지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정말 실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했다.
2. 서울: 정보가 생존력인 도시
서울은 편의시설이 워낙 많다. 전통시장, 대형마트, 편의점, 분식집 등 선택지는 넘쳐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물가 자체가 전국 평균보다 높고, 특히 1인분 기준으로 식재료를 소량 구매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마트는 대개 대용량 위주고, 편의점은 편리하긴 하지만 가성비는 아쉽다.
예산이 1만 원밖에 없다면, 단순히 ‘싸게 파는 곳’을 찾는 걸로는 생존이 어렵다.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가 생존의 무기다.
먼저, 전통시장의 마감시간을 공략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보통 저녁 7시쯤이 되면 생선이나 반찬류, 채소를 30~50% 할인하는 곳이 많다.
노량진시장이나 망원시장처럼 규모가 크고 회전이 빠른 곳일수록 ‘팔고 정리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서 기회를 잡기 쉽다.
다음으로, 식재료는 한 번에 며칠 치를 계획해서 구매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3일 동안 밥과 국, 반찬을 최소한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계란, 두부, 단무지, 당근 같은 다용도 식재료를 구매해두고 이를 활용하는 식이다.
그날 그날 끼니를 해결하려 들면 단가가 더 높아진다. 요리보다는 단순 가열이나 끓이기만으로 해결되는 식재료가 중심이 된다.
서울에서 생존하는 데 있어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공공 인프라의 활용이다.
시립도서관이나 주민센터, 공공기관 건물은 낮 시간 동안 머물며 냉난방과 전기 충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엔 이러한 공간이 체력 소모를 줄이고 생존 효율을 높이는 거점이 된다.
도서관에서는 가방에 넣어온 컵라면에 온수를 받아 점심을 해결할 수도 있고, 화장실, 휴대폰 충전까지 동시에 해결 가능하다.
결국 서울은 물가보다 정보의 차이로 생존력이 갈리는 도시다.
싸게 파는 곳을 안다기보다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누구보다 발품을 많이 팔고, 타이밍을 잘 잡는 사람만이 1만 원으로 1주일을 버틸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3. 대전: 도시 규모 대비 실속 있는 소비 가능
대전은 서울처럼 크지도, 지방 소도시처럼 작지도 않은 중간 규모 도시다.
덕분에 생활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면서도,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무엇보다 도심권 대부분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분포되어 있어 교통비 부담이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지하상가와 전통시장 중심의 저렴한 식사 옵션이다.
대전역 인근이나 중앙시장 근처를 가보면, 2,000원 이하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이나 분식 메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반찬을 100g 단위로 소량 판매하는 곳이 많아서, 1인 가구 생존 전략에 매우 유리하다.
식사를 구성할 땐 하루 두 끼 기준으로 한 끼는 외부 구매, 한 끼는 자취방에서 직접 조리하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점심은 중앙시장 근처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저녁은 아침에 사둔 계란과 두부, 즉석밥을 활용해 집에서 간단하게 조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식비를 1,500원 이내로도 조절할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생활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도서관, 주민센터, 무료 와이파이존이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고, 굳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지 않더라도 하루의 대부분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지하상가와 공공건물을 연결해 동선만 잘 짜면, 교통비를 전혀 쓰지 않고도 필요한 공간들을 모두 활용 가능하다.
결국 대전은 ‘적당한 도시 크기’, ‘밀집된 생활권’, ‘저렴한 식문화’가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준다.
1만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 안에서도 지속 가능하고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도시였다.
‘돈보다 동선’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계획만 잘 세우면 굳이 힘들지 않게 일주일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환경이었다.
4. 광주: 시장 중심 생존에 유리한 환경
광주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전통시장이 생활 중심에 잘 녹아 있는 도시다.
무엇보다 시장 상인들의 인심이 살아 있고, 소량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분위기라 1인 생존을 위한 식재료 확보가 수월하다.
대표적인 시장으로는 양동시장과 대인시장이 있다.
양동시장은 다양한 먹거리와 반찬류가 밀집된 곳으로, 간단한 찬거리부터 생선, 계란, 두부 등 생존식에 필요한 재료들을 한 번에 구할 수 있다.
대인시장은 예술시장으로도 유명하지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에 국거리, 나물류, 김치 등을 소분해 판매하는 점포들이 많다.
특히 반찬은 100g 단위로도 판매되고, 1,000원~2,000원대로 충분히 끼니를 구성할 수 있는 양이기 때문에 식비를 절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식사 전략은 간단하다. 밥은 집에서 하고, 반찬만 구매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보통 밥보다 반찬이 비중 있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즉석밥이나 쌀은 미리 준비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반찬 구매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끼니 구성이 가능하다.
김치 한 가지, 계란 장조림, 무나물 정도만 있어도 밥 한 공기를 거뜬히 해결할 수 있다.
광주는 공공도서관이나 구청 내 쉼터,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이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낮 시간 동안 이러한 시설에서 머무르며 냉난방과 와이파이, 전기충전 등을 해결할 수 있어 에너지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립도서관이나 구 단위 도서관들은 조용하고 쾌적해, 식사 외 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결과적으로 광주는 ‘무조건 적게 먹는다’는 방식이 아니라, 적은 돈으로도 다양한 식단을 꾸릴 수 있는 도시다.
적은 양도 흔쾌히 판매해주는 시장 문화와 잘 정비된 공공 인프라가 어우러져, 현실적인 1인 생존 실험이 가장 자연스럽게 가능한 곳 중 하나라고 느껴졌다.
배고픔을 참기보다는 정보와 환경을 잘 이용해 전략적으로 살아가는 생존 방식이 가능한 도시다.
5. 부산: 관광지는 피하고 생활권 중심 공략
부산은 같은 도시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생활비 편차가 꽤 큰 도시다.
해운대나 남포동처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은 기본적인 식비부터 물가가 높게 형성되어 있다.
반면, 서면, 동래, 범천동처럼 현지인이 주로 생활하는 지역은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상권이 잘 형성되어 있어 생존 전략을 짜기 훨씬 유리하다.
부산에서 저예산 생존을 시도하려면 무엇보다 위치 선택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요소다.
해운대 쪽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한 그릇 시키면 3,000~4,000원이 기본인데, 동래시장 근처에선 여전히 1,500~2,000원 사이로 떡볶이, 어묵 한 세트를 해결할 수 있다.
심지어 500원짜리 어묵도 존재한다. 시장 중심 분식집이나 골목상권 분식점은 1인분 기준 저가 메뉴가 비교적 다양하고 눈치도 덜 보인다.
식재료 구매 역시 동래시장이나 부전시장 쪽을 중심으로 하면 효율이 높다.
이곳들은 1인용 소량 판매에 익숙하고, 하루 마감 시간대에는 계란, 두부, 채소류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시장 초입보다는 안쪽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더 저렴한 상점들이 많고, 반찬을 500g 단위가 아닌 100~200g 단위로도 판매해주는 곳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 하나 부산 특유의 지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산은 경사가 많은 도시다. 실제로 몇몇 동네는 고지대에 있어 도보 이동이 체력적으로 부담스럽고, 매일 이동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든다.
따라서 도보로 생활 가능한 평지형 동네나 지하철역 인근을 중심으로 거점을 잡는 것이 좋다.
지하철 1호선 또는 2호선 라인의 시내권에 머무르면, 도보로 시장-편의시설-공공시설 간 이동이 충분히 가능하다.
생존 전략은 단순하지만 확실하다.
한 끼는 시장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어묵, 나머지 끼니는 시장 반찬+즉석밥 조합으로 구성한다.
중간중간 도서관이나 복지센터 같은 공공시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냉난방과 충전을 해결하면, 하루를 무리 없이 버틸 수 있다.
부산은 겉으로 보기엔 ‘관광 도시’ 이미지가 강하지만, 지역 선택과 동선을 잘 짜면 생존에 굉장히 효율적인 도시로 바뀐다.
관광지는 피하고 생활 밀착형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일수록 1만 원으로 1주일을 버틸 수 있는 현실적인 가능성이 열린다.
핵심은 ‘어디에서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느 동네에서 시작하느냐’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6. 제주: 자연의 자원 활용 가능성, 그러나 교통이 변수
제주는 육지 도시들과는 다른 생존 환경을 갖고 있다.
넓은 지형에 인구 밀도가 낮고, 지역마다 분위기와 인프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생존 난이도가 급격히 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자연 자원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일부 마을에서는 길가에 귤이 떨어져 있거나, 밭 주변에 자생하는 나물과 채소류를 발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사유지 침범은 절대 금물이지만, 지역에 따라 마을 장터에서 무, 배추, 쑥 같은 식재료를 헐값에 파는 곳이 존재한다.
특히 조천읍, 성산읍, 표선면 같은 마을 단위 지역은 재래시장 규모는 작지만, 지역 주민 대상 저렴한 판매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생존 전략의 거점으로 삼기 적합하다.
그러나 제주 생존의 가장 큰 리스크는 단연 교통 문제다.
버스는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배차 간격이 길고 정류장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도보 생활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한 마을 장터에서 식재료를 구매하고, 다시 숙소까지 돌아오려면 한 시간 이상 걷거나, 하루 몇 번 없는 마을버스를 타야 하는 구조다.
이동을 잘못 계산하면 하루 예산 중 절반 이상을 교통비로 써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제주에서 생존을 시뮬레이션할 땐 반드시 도보 생활이 가능한 마을 중심지에 머무는 전략이 필요하다.
조천읍이나 성산읍처럼 읍사무소, 마을 장터, 마트, 주민센터가 한 구역에 모여 있는 지역이 적합하며, 도서관이나 커뮤니티센터 같은 공공 인프라가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날씨도 중요한 변수다. 제주 바람은 강하고 날씨 변화도 심해, 도보 생활만으로는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생존 전략은 이렇다.
아침 일찍 마을 장터에서 채소와 계란, 감자 등을 저렴하게 확보하고, 하루 한 끼는 생으로 먹거나, 조리 없이 섭취 가능한 형태로 구성한다.
도서관이나 마을 카페 같은 공간에서 충전과 휴식을 병행하면서 이동을 줄이고, 필요한 경우 이틀에 한 번만 외출하는 식으로 교통비 지출을 최소화한다.
제주는 단순히 저렴한 먹거리를 확보한다고 해서 생존이 쉬운 도시가 아니다.
넓은 지형과 제한된 이동 수단이 항상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도보 생활이 가능한 마을을 잘 선택하고, 마을 장터와 자연 자원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다른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자연 기반 생존’이라는 색다른 방식의 생활이 가능해진다.
핵심은 이동보다 정착을 택하는 것, 그리고 도시적 소비가 아니라 마을 단위 자급자족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다.
제주에서의 생존은 물가보다 지리와 생활 구조에 대한 이해가 성패를 좌우한다.
7. 생존 아이템 가상 리스트
1만 원이라는 예산 안에서 1주일 동안 생존 가능한 식사를 구성하려면, 단순히 싼 물건을 고르는 걸 넘어서 보관성과 활용도, 포만감까지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아래는 그런 조건을 모두 고려해 구성해 본 가상의 생존 장바구니 리스트다.
① 즉석밥 3개 - 1,990원
조리가 필요 없고 보관도 용이한 즉석밥은 생존식의 핵심이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정신적인 안정감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전자레인지가 없더라도 뜨거운 물에 중탕하거나, 팬에 데워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② 컵라면 5개 - 3,000원
가성비 최고 아이템. 기본적인 한 끼가 될 수 있고, 뜨거운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조리가 가능하다.
종류를 잘 고르면 국물도 함께 마실 수 있어 포만감 유지에 효과적이다.
특히 짜지 않은 순한맛 계열이나 우동류를 선택하면 나트륨 피로도도 줄일 수 있다.
③ 계란 10개 - 약 2,000원
계란은 단백질, 지방, 포만감을 한 번에 책임져 주는 만능 식재료다.
삶아두면 외출 시 도시락 대용으로도 쓸 수 있고, 프라이팬이나 전기포트로도 조리가 가능하다.
보관만 잘하면 1주일 이상은 무리 없이 소비 가능하다.
④ 김치 또는 무말랭이 등 소포장 반찬류 - 약 1,500원
밥이 있다면 반찬은 꼭 필요하다.
마트에서 파는 200g 내외 소포장 김치, 무말랭이, 멸치볶음 등은 냉장 보관이 가능하고, 조리 없이 바로 섭취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존 식단에 적합하다.
신맛이 도는 김치를 활용하면 별도의 조미 없이 간단한 김치볶음밥도 가능하다.
⑤ 생수 2L x 2개 - 약 1,000원
식사는 참을 수 있어도 물은 필수다.
정수기나 식수대가 없는 외부 일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생수 2L짜리를 최소 2개는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요리를 할 때도 생수를 써야 하므로, 단순한 음료 용도를 넘어 생존 기반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⑥ 남은 금액 약 500원: 시장 반찬 100g 구매 가능
전통시장에서는 운이 좋으면 반찬 100g 정도를 500원에도 구매할 수 있다.
마감시간이나 할인 품목을 노리면 더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며, 이 한 끼가 ‘같은 음식만 먹는 지루함’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김치가 질릴 무렵 오뎅볶음이나 콩자반 같은 반찬을 곁들이면 심리적 만족감도 크게 증가한다.
8. 실행의 어려움 예상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해 보이지만, 실제로 1만 원으로 1주일을 살아보겠다고 나서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변수에 부딪히게 된다.
그중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문제는 바로 식사의 단조로움이다.
저예산으로 식단을 구성하면 자연스럽게 탄수화물 위주, 자극적인 가공식품 중심으로 식사가 고정된다.
컵라면, 즉석밥, 계란, 김치… 이런 구성은 처음엔 간단하고 든든하지만, 2~3일이 지나면 질리고, 입맛이 떨어지면서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로 바뀐다.
특히 조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메뉴를 바꾸기 어려워서, 식사가 생존을 위한 일이 아니라 고역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또 하나의 큰 변수는 조리 환경의 불편함이다.
기본적인 자취방 수준의 조리기구만 있다고 해도, 매 끼니를 준비하는 데 손이 많이 간다.
가스불이 약하거나, 냄비 하나로 국과 밥을 동시에 해결해야 할 때는 조리 시간도 오래 걸리고 뒷정리까지 더해져 피로도가 높아진다.
심지어 전기포트 하나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식단의 다양성은 거의 포기해야 한다.
가장 큰 리스크는 예상하지 못한 외부 요인이다.
시장 마감 시간을 놓치면 원하던 식재료를 아예 구하지 못하거나, 가격이 오히려 높아져 예산이 무너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트 세일 시간이 당겨지거나, 장날이 아닌 날에 방문했을 경우 선택지가 매우 제한된다.
또 지역마다 갑작스러운 행사나 공공시설 휴관일, 날씨 변화도 변수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전통시장 자체가 조기 종료되거나, 거리 이동 자체가 어려워져 그날의 생존 계획이 무너질 수 있다.
이처럼 실제 실행에 돌입하면, ‘계획대로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생존 실험이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루틴을 만드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다.
결국 이 실험의 진짜 어려움은 돈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9.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팁 정리
막연하게 ‘아끼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는 1만 원으로 1주일 생존은 불가능하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처음부터 구체적인 전략과 루틴을 갖춘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실험을 준비하면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을 하나씩 정리해봤다.
1. 전통시장 중심으로 식재료 구성하기
마트는 편리하긴 하지만, 대체로 대용량 위주라 1인 생존에는 맞지 않는다.
전통시장은 100g 단위의 반찬, 낱개 판매하는 계란, 깎아서 파는 채소 등 유연한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마감 시간(보통 오후 6~7시 이후)을 노리면 즉석반찬이나 생선, 채소류를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시장 상인에게 “이틀 먹을 건데, 조금만 주세요”라고 솔직히 말하면 의외로 잘 챙겨주는 경우도 많다.
2. 1회성 구매보다 2~3일치 일괄 구매가 유리하다
돈이 아깝다고 하루치만 조금씩 사는 건 오히려 단가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500원 반찬을 하루에 한 번씩 세 번 사는 것보다, 1,000원짜리를 한 번 사고 나눠 먹는 게 훨씬 낫다.
식재료는 상온 보관이 가능한 것 위주로 구입하고, 끼니를 나눠서 먹는 방식으로 계획하면 식비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3. 도서관,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 적극 활용
하루 종일 외부 활동을 하게 되면 체력도 소모되고 식욕도 빨리 올라온다.
그럴 땐 공공도서관이나 구청, 주민센터 같은 공간에서 휴식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에서는 냉난방, 와이파이, 전기 충전,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에 꼭 필요한 거점이 된다.
또한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끼니 간격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4. 끼니 외의 ‘허기’는 물이나 따뜻한 차로 다스리기
생존 기간 동안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식사 사이에 느껴지는 애매한 허기다.
배가 고픈 건 아닌데 뭔가 먹고 싶은 느낌, 이때 간식을 사먹으면 예산이 순식간에 무너진다.
이럴 땐 생수나 따뜻한 보리차, 커피 없이 마실 수 있는 가벼운 티백 차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허기를 물로 채우는 게 반복되면 의외로 심리적으로도 적응이 된다.
5. 이동 동선은 최대한 압축해서 체력과 시간 아끼기
시장, 숙소, 공공시설, 편의점, 식당 등을 하루에 여러 번 오가는 방식은 체력 소모도 크고 교통비 지출 위험도 따른다.
가능하면 하루에 한 번 외출해서 필요한 곳을 순서대로 돌고, 그 외 시간은 실내에서 머무는 동선을 짜야 한다.
또한 고지대나 경사로가 많은 지역은 피하고, 도보 생활이 가능한 평지형 동네에서 움직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10. 결론: 진짜 생존은 ‘돈’보다 ‘전략’이다
이번 1만 원 생존 시뮬레이션을 구상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단순히 돈이 부족하다고 생존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돈이 많다면 더 편하게 살 수는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돈이 없을수록 삶을 구성하는 능력과 태도 자체가 훨씬 중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예산을 짜고, 하루 끼니를 계획하고, 도시별 특징을 비교하며 어떤 선택이 가장 효율적인지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점점 ‘절약’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소비 억제가 아니라, 전략적 판단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알 수 있다.
내가 무심코 소비하던 것들이 과연 진짜 필요한 것이었는지,
생존이라는 말이 단지 버티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리듬과 방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무엇보다 느낀 건, 1만 원이라는 작은 예산 안에서도 사람이 살아갈 수는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건 정보력, 계획성, 그리고 절제력이다.
어디서 싸게 살 수 있는지 아는 정보, 언제 무엇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 지금 꼭 먹고 싶은 걸 미루는 절제력.
이 세 가지가 갖춰져 있을 때 비로소 진짜 ‘생존’이 가능해진다.
이번 실험은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고민하고 구조를 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정말 필요하다면, 혹은 스스로를 테스트해보고 싶을 때, 이 시뮬레이션은 하나의 매뉴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내가 다시 확인한 건,
돈보다 중요한 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이었다.
그 힘이 있다면, 1만 원이라도 나를 무너지지 않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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